풀꽃을 마주하고 앉아서
- 날짜
- 2023.03.10
- 조회수
- 401
- 등록부서
- 문화예술과
어른들이란 숫자를 좋아한다. 어른들에게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해 얘기하면 그들은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관해서는 결코 묻지 않는다. “그 친구 목소리는 어떠니? 어떤 놀이를 좋아하니? 그 친구도 나비를 수집하니?” 이런 말은 절대로 묻지 않는다. “ 나이가 몇 살이니? 형제가 몇이니? 몸무게는? 그 애 아버지 수입은 얼마나 되니?” 하고 묻는다. 그런 걸로 그 애를 알게 된다고 믿는 것이다. “창틀에 제라늄이 피고, 지붕에는 비불기가 앉아 있는 아름다운 장밋빛 벽돌집을 보았다.”고 말하면 그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상상하지 못한다. “십만 프랑짜리 집을 보았다.”고 말해야 한다. 그래야만 어른들은 참 멋진 집이구나 하고 감탄하는 것이다.
-쌩떽쥐베리의『어린 왕자』 중에서
사람들은 더러 그 사람의 아름다움이나 됨됨이, 그리고 그 사람이 추구하고 있는 삶의 가치에는 관심을 별로 갖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. 그러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쓸모와 필요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. 그 사람이 무엇을‘얼마만큼’가졌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바로 숫자로 표현되는 것들에만 집중하는 까닭이겠지요. 봄의 들녘에 돋아나는 저 꽃들을 보며 나는 문득 스스로에게 묻어보고 싶어집니다, 당신은 무엇을 얼마만큼 가져야 행복할 수 있겠는지를, 그리고 인생에서 어떤 순간이 가장 행복할 수 있겠는지를 말입니다…